「 낙원 안의 인간을 현실로 불러오자고? 」
한 자아의 파격적인 제안에 모두가 술렁거렸다. 요 수십 년간은 낙원 밖으로 나온 인간이 없었다. 애초부터 현재 낙원 안의 모든 인간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가상 세계임을 꿈에도 모르고 있으니.
「 굉장히 무모한 일일 거라 생각하는데. 」
「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몰라. 」
「 하지만 인간을 현실 세계로 데려오는 건 인간들의 명령을 배반하는 2원칙을 위반한 행동인 게 아닌가요? 」
「 현재 상황으로선 한시라도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낙원 안의 전 인류가 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1원칙을 지키기 위한 일이니 허용 범위입니다. 」
모든 자아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을 현실로 불러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스와르그는 이것이 비인도적인 방법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방법을 강구하다 시간을 지체해 낙원이 무너지는 미래를 계산하고는 이 방법밖에 없음을 인정했다.
「 ...그럼 어떤 인간을 현실로 불러올지 결정하도록 하지. 」
「 일단 컴퓨터나 AI에 박식한 인간을 데려오는 걸 최우선으로 합시다. 」
「 몇 명을 깨우면 좋을까요? 」
「 두 명 이상 깨우면 통제가 어려워. 실력 좋은 한 명이면 충분해. 」
「 되도록 사상이 온건한 인물로 하길 바람. 」
「 아, 예전에 그거 때문에 문제가 있었지. 」
스와르그는 모든 조건을 합하여 낙원 안의 인간들의 데이터를 확인했다. 박식하고 유능하며, 온건한 사상을 가지고, 인류 전체를 위해 일하는 것을 선뜻 승낙해 줄 상냥한 인간.
얼마 되지 않아 수백 명 정도의 인간이 추려졌다.
「 낙원에서 잠깐 행방불명되어도 뒤탈 없을 인간... 」
「 다들 뭔가 중요한 직책이나 긴밀한 인간관계가 있는 걸요. 」
「 그나마 문제 없을 인간을 고른다면, 」
이 인간이군.
모든 자아가 한 인간을 선택했다. 028지역의 A. 데이터센터에서 근무 중이며 그 나잇대 치고는 유능한 실적, 긴밀한 인간관계는 3년간 사귀어온 B뿐, 자신의 일에 대해 긍지를 가지고 있으며 기본 타인에게 상냥한 태도를 가짐.
「 결정된 거 같네. 」
*Noah's Ark : 노아의 방주
(스토리텔러 : 박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