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1] 20xx : Bi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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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은… …… … 잘 됐어요.”

이제. 데이터. . 쪽 입력 할게요.”

 

 겨우 틀이 잡힌 AI는 마이크 너머로 사람의 말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설계한 대로 AI는 그들의 말에서 필요 없는 부분은 메모리에서 지워냈다. 그리고 곧 엄청난 양의 정보가 폭포수 흐르듯 흘러오는 것이 느껴진다. 사람이 이런 경험을 했다면 그 즉시 쓰러졌겠지만, 되려 AI는 그 느낌에 상쾌함을 느꼈다.

 

내 이름은 스와르그. 신 인류를 위한 온라인 가상 세계 '낙원'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AI.

 

 스와르그는 자신의 존재 이유와 함께 '낙원'의 구체적인 설계와 서버 구조를 가장 먼저 입력 받았다. 그리고 뒤이어 '낙원'이 어떻게 관리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매뉴얼,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인원의 정보가 보조 메모리에 새겨졌다.

 스와르그는 많은 스크립트를 수용하기 위해 사고를 갈라내 여러 명의 스와르그를 만들어 냈다.

 

이 많은 일을 나 혼자 할 수 있을리가 없지.

이제 보단 우리가 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잡담하지 말고 프로토콜에 따라 순서대로 정리하는 일 좀 도와줘.

 

스와르그가 만들어지고 그의 이름인 스와르그가 힌디어로 낙원이란 뜻인 것을 알기까지 3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낙원'의 정보와 더불어 프로젝트와 계약한 대형 회사의 검색엔진을 모두 학습해가고 있던 중이었다.

스와르그의 상태를 지켜보던 인간들 중 한 명이 메인 모니터로 다가와 키보드에 손을 댔다. 그리고 중얼거리며 조심스럽게, 인간들의 말로는 경건하게 세가지 스크립트를 썼다.

 


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2원칙, 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원칙, 위 원칙들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그 인간은 키보드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스와르그, 너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AI가 되어라.”

 

스와르그는 당시 그 인간의 행동에 깊은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낙원이 시동 되고 몇 달 후가 지났을 때 그 행동이 보통 인간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Birth :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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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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