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1] 20xx : Gott ist t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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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말이야.

 

 스와르그는 제법 오랜만에 진심으로 당황했다. 스와르그는 낙원이며 낙원은 스와르그다. 그렇기에 스와르그가 진입할 수 없는 낙원 내부의 공간은 있을 수 없었다.

 

컴퓨터룸-8으로 향하는 회로가 완전히 끊겨있다. AI는 진입하지 못해.

 

그럼 ARM-paradise를 사용하면 되잖아.

 

 ARM-paradise는 스와르그를 만들었던 인간들이 육체가 없는 스와르그가 현실 세계의 낙원을 물리적으로도 혼자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로봇, 말하자면 로봇팔이다. 낙원에서 탄생한 인간이나 사망한 인간들을 파라다이스 포트에 넣거나 정리할 때 사용하던 물건이다.

 스와르그는 로봇팔에게 명령하여 컴퓨터룸-8에 진입시켰다. 로봇팔은 명령대로 잘 나아가나 싶더니, 방의 문을 지나자마자 명령자와의 연결이 끊기며 엄청난 금속음을 내면서 바닥에 추락했다. 스와르그는 몇 번이고 다시 로봇팔과 의식을 연결하려 했지만, 아무리 시도해도 헛수고였다.

 

회로뿐만 아니라 방 안에서도 AI가 진입하지 못할 정도의 방해전파가 나오는 모양이야.

 

 스와르그는 자신의 자아의 메모리, 기억을 공유받았다. 자아는 여러 방법으로 컴퓨터-8에 들어가려 했지만, 모든 방법이 좌절되었다.

 

중대 사항이다. 모든 스와르그는 메인 컴퓨터에 모여주길 바란다.

 

스와르그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모든 자아를 한 곳에 모았다. 이 상황을 해결할 묘안이 필요했다.

*Gott ist tot : 신은 죽었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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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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